벤 아저씨가 잡아갔다.
by says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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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털
lezhin 님의 겨드랑이 털 안깎는 여자에 트랙백

글 재미있게 쓰시네요.

여성의 털을 금기시하는 건 여성의 능동적 성욕을 금기시하는 전통에서 왔다는 말이 있습니다. 털은 동물적 이미지, 그러니까 육욕을 가진 야수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데, 남성 우위의 전통적 사고 방식 아래에서는 여성의 그런 적극성을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죠. 여성을 여신으로 신비화시키는 전통 역시 동물적 욕망을 여성에게서 탈색시키려 했다는 점에서 비슷한 맥락입니다.

여성은 남성의 지배를 받는 수동적 존재고, 그래서 섹스를 할 때도 능동적 성욕을 가진 남자의 대상이 될뿐 스스로 욕망을 표출하는 것은 금기시하는 이데올로기가 여자의 털을 혐오하는 전통을 만든 셈입니다. 서양 미술사에서 누드화는 작품의 수만으로도 굵직한 갈래를 형성할만큼 많이 그려졌는데, 의외로 털이 그려진 여자는 손으로 꼽을 만큼 적습니다.

하지만 주체성을 남성 혼자서 독차지한다는 것은 현대를 사는 우리가 보기에는 사실 코메디에 가까운 노릇입니다. 여성 스스로 겨드랑이 털을 깎는 것은 선택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이런 구태의연한 의식을 몸으로 동조해 주고 끊임없이 재생산해 주는 일이 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를 불편하게 느끼는 여성들은 일부러 털을 깎지 않기도 하는 것이죠.

어떤 금기나 정치적 올바름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재치 만점의 글을 올려주시는 lezhin 님의 글 솜씨에 많이 웃었습니다. 그렇지만 글을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불편한 마음을 느꼈을 사람들을 위해 이런 내용도 같이 언급해 주셨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에 트랙백 드립니다.
by saysix | 2005/07/13 16:34 | 생각들 | 트랙백(1) | 덧글(13)
Tracked from 마른미역군의 일탈. at 2005/07/15 23:36

제목 :
한 수업을 듣는 중에 성별규범/성역할 규범을 넘어서는 '다른' 여성/남성과 '다른' 가족이라는 주제로 조별 연구 발표를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입양가족이나 재혼가족 등을 이야기 했었는데요, 그러다가 다른 조도 다 '가족'을 할 것 같다고, '다른' 여성/남성으로 가보자는 의견이 나왔지요. 그래서 뭐가 다른 여성/남성인지를 논의하기 위해 먼저 뭐가 여성다운 여성/남성다운 남성인지를 이야기해봤습니다. 그래서 남자를 치마를 입으면 안된다라거나 하는 식의 이야기를 하다가 '털'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여자는 콧수염이 나면 ......more

Commented by 지나가던넘 at 2005/07/13 17:09
동의합니다. 글 잘읽었습니다.
Commented by Vegas at 2005/07/13 18:59
같은 글 읽으면서 세이식스님이 지적하신 부분 때문에 사실 꽤 불편했거든요. ' 이걸 씹는게 맞나. 하지만 너무 재미있잖아. ' 라는 갈등. 세이식스님의 글을 읽으니 정갈하게 정리되어 좋아요.
Commented by saysix at 2005/07/14 17:58
지나가던넘 / 감사합니다.

Vegas / 정리되셨다니 저도 좋네요.
Commented by CultBraiN at 2005/07/15 19:20
트랙백 받은 글이 정말 재미있군요.
저는 단순히 개인적 미감에서.. 남녀 모두 겨드랑이 털을 깎는 것이 좋지 않나 싶어요^^;;
Commented by saysix at 2005/07/15 23:44
CultBraiN / 들은 이야기인데, 어느 부족인가는 눈썹을 모두 밀어 버린다고 하더군요. 그래야 미인이라는 거죠. lezhin 님이 겨드랑이 털을 보고 그러셨듯, 그쪽 땅에서는 눈썹을 보고 충격 먹는 청소년들이 있을지도요. (...)
Commented by lezhin at 2005/07/30 00:11
아니 이글을 왜 지금 봤을까..
좋은 글 감사합니다. 여성들, 깍아! 라는 의미에서 쓴건 아닌데
그렇게 받아들이신분도 있어 안타까웠는데 이렇게 트랙백걸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saysix at 2005/07/31 02:15
lezhin / 사람마다 처지와 생각이 다른 법이니까요.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바다양 at 2005/08/05 04:11
식스오라버니 아 저는 언제 오라버니의 글 수준을 따라잡을까요. 그리고 원문에는 노 코멘트합니다. 전 의견피력에는 쓸데없이 솔직한 놈이라..(덜덜덜)

저 이글루 폭파시키고, 네이버 한지 좀 됐어요.
볼건 없고 글도 못쓰지만 놀러와주실거죠? 데헷(♡)
보시지만 말구 좋은 조언과 글도 부탁드려요~
Commented by saysix at 2005/08/06 18:26
바다양 / 볼 때마다 닉이 바뀌는(...) 바다양, 가끔 한 번씩 가 보곤 했는데, 어느날부터인가는 페이지가 열리지 않길래 닫아 버렸나 했지. 네이버에 살아 있었던 거군.
Commented by earthman at 2005/08/07 15:45
세이식스님~ -_-/ 오랜만이에요 -_-/
제가 메일을 보냈습니다.
헥헥-_-;
날이 무지 더워요. -_-;; 헥헥.
Commented by saysix at 2005/08/07 22:51
earthman / 편지 잘 받았습니다. 출간 축하 드려요. 헥헥..
Commented by ati at 2006/03/13 08:14
saysix/자오족
Commented by saysix at 2006/03/14 02:24
ati / 눈썹이 없어야 미인인 부족 이름이 자오족이었군요. 검색해 보고 알았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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